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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quare 사람들 OFF-LINE STORY

한 방앗간 사모님의 고민 두가지

by sketch 2008.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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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 방앗간에 방문했습니다.

급하게 관공서에 납품할 물건이 있었는데 결제대금을 카드로 처리해야 한다고 해서 급하게 카드 단말기를 설치했던 곳입니다.
방앗간이 있는 골목에 들어섰을 때 재개발 지역이라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습니다. 반대편 방향의 재래시장은 리모델링이 이루어져서 깔끔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사모님은 참기름을 짜고 계셨습니다.

"아이구.. 어떻게 찾아왔대. 찾기 힘들었을 텐데.. 요즘 일 잘 돼요?"

1~2월 동안에 매출이 반으로 줄었다는 곳이 많이 있어서 다음과 같이 답변을 하게 되었습니다.

"힘들다고 하는 데가 많네요. 명절 때 바쁘지 않으셨어요?"

예전에 살던 집 옆이 방앗간이어서 명절 때마다 줄서서 떡 하는 모습이 생각났기에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 명절이라고 해도 평소하고 똑 같았어요. 방앗간 처음 할 때는 어느정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장사가 잘 안돼요."

사모님은 동생 3~4명이 공무원이라고 합니다.  20년 가까이 근무하다보니 월급을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안정적으로 그렇게 생활하는 모습이 때로는 부럽다고 하셨습니다.

" 요즘에는 가을에만 장사가 어느정도 되고 나머지는 쉽지 않아요. 추운데 잠깐 앉았다 가요."

사모님은 따뜻한 곳에 앉으라고 하시면서 녹차를 내 오셨습니다.

고향이 전북 진안이라고 하시면서 진안에서 만든 한과도 내 놓으셨습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자녀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자녀가 이제 30인데 공무원 시험 필기는 함격했는데 면접에서 몇 번 떨어졌다고 합니다.
4월에 다시 시험이 있는 데 고민이 많다고 합니다. 학교 다닐 때는 줄 곧 장학금을 받고 다녔고 공무원 시험도 필기 합격하면 왠만해서 거의 붙는다고 하는데 자꾸 떨어져서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요즘에는 새벽부터 영어학원, 독서실에서 계속 공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 같았으면 아이 둘 낳고 키울 나인데.. 빨리 직장도 잡고 결혼도 해야 할 텐데.. "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사모님은 한과를 자꾸 꺼내놓으셨습니다.세 접시 가량 되었을 것입니다. 한과를 다 먹을 즈음에는 진안의 사과를 꺼내서 깍기 시작하셨습니다. 후한 인심이 느껴졌습니다. 사과도 다 먹을 때 쯤 해서 이야기를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험에는 꼭 합격할 거에요. 합격하도록 기도해드릴께요."

"그래요 고마워요."

장사하는 것에 대한 고민과 자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분에게 있어 이런 말이라도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법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시간이 아깝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신기한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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