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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가을..
형수님이 첫째를 가지셔서 첫 아이를 위한 공간을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신혼 때 구입한 소파를 밖으로 내어놓는 일이었습니다.
형님 집은 연립주택이고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한가지 더! 가장 꼭대기 층인 5층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형님 혼자서는 그 소파를 밑으로 내려놓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한 20분이면 뚝딱 끝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소파는 가볍게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큰 소파를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형님이 앞에, 저는 뒤에서 잡아주면서 가게 되었습니다. 쉽게 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소파는 현관문을 나설 때부터 애를 먹게 했습니다. 현관에는 신발장도 있었기 때문에 소파를 머리 높이정도로 들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아주 뒤집어야 했습니다. 현관을 통과하는데 상당한 힘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은 본격적으로 계단코스였습니다.
계단이 좁은 관계로 소파 각도를 맞추는 것이 굉장히 신경쓰였습니다. 무거운 것도 무거운거지만 각도를 맞추느라 어쩡쩡한 자세로 소파를 드는 것, 그리고 계단 중간에서 방향을 바꾸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한 층 내려가고 아직도 네층이나 남아있었는데, 얼굴에서는 벌써 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한층 내려가면서 여기가 몇층인가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3층. 왜 이렇게 그 계단이 길게 느껴지던지요. ^^;;
연립주택에 등짐 메고 직접 이사짐을 나르시는 분들이 존경스러워졌습니다.
소파를 운반하면서 주로 했던 말입니다.
형님 : " 됐어?" "간다"
나 : "잠깐" " 조금만 기다려." "오케이"
땀이 뻘뻘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다른 말이 필요없었습니다. ^^;
그렇게, 그렇게 1층으로 나왔습니다.
소파를 내려놓는 형님의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었더군요.
길에서부터는 가벼운 마음으로 소파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소파에 붙은 동사무소 스티커를 보던 형이 한마디 합니다.
" 좋은 소파였는데~~"
2년 정도 함께 하면서 정들었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볼 때 굉장히 깨끗한 소파였습니다.
" 이렇게 내어 놓으면 지나가는 사람이 보고 가져갈지도 몰라."
그렇게 누군가에게 다시 쓰임받아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 일로 인해서 형님과의 관계가 더 가까워진 것을 느낍니다. 결혼하기 전과 후에 관계를 맺는 것은 또 다른 것 같습니다. 생활하면서 이런 일 하나하나에 함께 하는 기회를 통해서 관계가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소파이동을 마치고 나서 형님 집에 또 한가지 도울 수 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도배였습니다. 형이 바쁜 관계로 주말 오전에 도배를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원래 혼자 할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예전에 인테리어 할 때 도배 보조를 해 본 적이 있어서 도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형수님은 "도배도 할 줄 아세요?^^" 라면서 놀라시네요. 아무튼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습니다. 사람은 이런 일을 계기로 가까워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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