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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일상,단상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 - 와인숙성 벌집삼겹살

by sketch 2009.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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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때마다 모임을 갖습니다. 선물을 교환하는 모임입니다.

각 개인마다 선물을 준비해오고, 각 선물마다 번호를 붙인 후 제비뽑기를 하게 됩니다.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해당선물의 번호를 뽑은 사람이 나와서 선물을 풀어보고, 이후 한해의 소감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짧게 나누게 됩니다. 이렇게 릴레이로 마지막 한명까지 진행하게 됩니다. 각 사람이 나올 때마다 선물에 대한 기대감,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저는 10번을 뽑게 되었습니다. 13번째 순서로 번호가 뽑히게 되었습니다.

제가 받은 선물은 특별하게 10kg 과일박스에 담겨있었습니다. 앞에서 선물을 받았던 분이 무거워서 잘 들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뭐가 들어있을 지 궁금했습니다.

선물 박스를 열어본 순간 안에는 큰 김치통 한통, 새송이버섯, 상추, 쌈장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리고 면도기도 들어있었습니다. 



 김치통 뚜껑을 열어보니.. 그안에는 삼겹살이 들어있었습니다.


무슨 고기인지 궁금했는데 성탄카드를 읽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이 고기는 선물을 한 사람이 직접 만든 '와인숙성벌집삼겹살'이었습니다. 다음 사진은 선물을 한 사람의 편지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필체입니다. ^^

문장이 재미있죠. "~~셩" '날아라 슈퍼보드'에서 따온 저팔계 문체입니다. 카드 내용 읽는데 웃음을 참지 못해서 혼났습니다. 몇번이나 카드로 얼굴을 가렸는지..^^;;

삼겹살 7근이라고 합니다. 벌집삼겹살이라 칼집을 내게 되는데, 칼집 내는데 3시간 걸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고기를 와인에 담가두었습니다. 성탄절 전날 밤만 행사한다고 하는군요.
이 선물을 소개하고 편지를 다 읽자, 알고 있는 후배가 박수치면서 제 이름을 연달아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참석한 모든 사람이 제 이름을 외치더군요. 마치 응원하듯이요!

한 선배님이 다가와서
"스케치야. 지금까지 친하게 지냈는데, 앞으로 더 친하게 지내자.알았지?. ^^" 라고 하십니다.

제가 생각하기로 이번 모임에서 가장 특별한 선물이 아니었나 싶네요.
같이 자취하는 후배도 고기를 먹는다고 하니 입술이 귀에 걸렸습니다. 먹는 건 즐겁죠. ^^ 

성탄절 저녁식사에는 이 7근의 고기로 자취하는 후배들과 함께 고기파티를 하게 되었습니다.



고기에서 와인 향이 느껴지더군요. 질기지도 않고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몇 후배들과 함께 했는데 고기가 게눈 감추듯 없어지더군요. ^^;


사실 제가 알고 있는 후배의 선물입니다. 얼마전 아킬레스건이 끊어져서 수술을 했던 후배죠. 몸이 많이 불편한데 어떻게 이렇게 준비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재미있는 카드까지 준비한 후배의 수고가 어떤 것인지를 알기에 더 감동이 되었습니다. 

다른 어떤 선물보다 후배의 마음을 선물받은 것 같아서 감사한 성탄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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