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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일상,단상

농산물 판매 - 생산자와 구매자의 마음의 소통

by sketch 2009.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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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배송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시는 어머니.
부모님께서는 화순에서 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지난 번에 자취집에 올해 농사지은 쌀을 보내주셨습니다. 부모님은 농사를 지으시면 보통 그 동안 알고 지내시는 분들이 직접 시골을 찾아오셔서 쌀이나, 고추, 은행등을 갖고 가셨습니다.
시골로 내려가신 이후 가끔씩 택배를 사용하셨습니다 시골 깊숙이 들어가는 곳이라 쌀이나, 김치 한통 택배비가 9,000원 정도 하는 곳입니다. 작년에 인터넷으로 판매를 해 보면 어떨지 여쭤보았었는데, 부모님은 잘 아는 사람이 아니면 하지 않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지나갔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참여하고 있는 NGO단체의 팀장님에게 제주도 후배의 서귀포 감귤을 전해주러 갔다가, 시골 부모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쌀 이야기가 나왔는데, 팀장님이 마침 쌀을 주문해야 한다면서 저의 부모님께 주문을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팀장님은 한가지 놀라운 제안을 하셨습니다. 시중 가격보다 높게 쌀을 구입하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40KG을 8만원에 구입해주셨습니다.

시중 가격은 3만 6천원 도 하는데 팀장님은 8만원에 구입을 하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에 전화를 해서 쌀을 보내주실 수 있으신지 여쭤보았습니다. 부모님과 누나를 통해서 몇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올해 부모님은 농협에서 그리 좋은 가격을 받지 못했다고 하십니다. 맵쌀에 찹쌀이 조금 썩이게 되어서 가격을 낮게 받게 되었다고 하시네요.

이런 사실을 팀장님께 말씀드렸습니다.

팀장님은

" 아니에요. 저는 직접 스케치님, 부모님이 농사지으신 쌀로 구입하려고 해요. 이전에 말씀드렸던 마음 변함없어요. "

라고 하셨습니다.

팀장님은 성탄절 전날 바로 쌀 대금을 입금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대금은 바로 부모님의 통장으로 입금해드렸습니다.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몇가지 인상 깊은 점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금요일이 성탄절이고 해서 배송되는데 지장이 있을까봐 처음에는 월요일에 배송을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팀장님께 말씀드렸습니다. 팀장님은 "괜찮아요, 아직은 쌀이 남아있으니까 여유 있어요." 라고 하셨습니다.

어머니에게 그런 사항을 전해드렸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스케치야. 오늘 보내면 토요일날 받을 수 있다고 하네. 토요일날 그 분이 집에 계셔?"

팀장님은 토요일에도 집에 계시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배송 도착일인 토요일 오늘.. 전화가 어머니로부터 왔습니다.

" 그 분 쌀은 잘 받았다고 하시냐?"

배송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시는 어머니였습니다. 잘 받았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어서 어머니는 한번 더 말씀하십니다.

"찹쌀로 찰밥을 하면 정말 맛있더라. 그런데 찹쌀을 많이 넣으면 밥이 너무 찰 질 수 있으니까, 찹쌀량을 잘 조절하시라구 말씀드려라. "

전화상이지만 제품리뷰(?)와 요리방식까지 전달해 주시는 어머니였습니다.

비록 인터넷상이 아니지만 전화상으로 일련의 과정을 돌아볼 때 어머니의 모습에서 고객을 생각하는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인터넷처럼 바로바로 어떤 이야기가 등록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와의 전화통화에서 생산자와 구매자간의 마음과 생각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께로부터 부탁받은 말씀을 팀장님에게 다시 전달해 드릴 일이 남았네요.
^^ 중간에 있는 입장이지만 서로 기분 좋은 이야기들을 전달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중가격보다 더 좋은 가격으로 선뜻 구매를 해 주신 팀장님께 감사하게 됩니다.
하나의 일이지만 부모님께서 농사지으신 쌀을 이렇게 구입해 주신 것에 대해서 정말 기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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