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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일상,단상

중학교 1학년 자녀에게 너무나 큰 기대를 거시는 아버님.

by sketch 2010.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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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등나무

동네에 알고 지내는 한 할머니께서 오늘 손자에 관련한 이야기를 꺼내셨다.

집안 개인적인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야기를 해 주셨다.

손자가 중학교 1학년인데, 아들이 자녀에게 너무나 큰 기대를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표현이..

"엄마, 아빠는 공부를 잘 했는데, 너는 지금 뭐하는거냐? "

자녀에게 조금 심하다 싶을 정도로 압박을 주고 있었다.
아들이 손자에게 이렇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할머니는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고 하신다.

처음엔 왜 그런가 했는데.. 며느리가 일찍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아들은 주중에는 타 지역에서 근무를 하다가 주말에 대전 집에 내려오는데, 그 때마다 자신의 아들에게 학교성적으로 압박을 주는 상황이 생긴다고 한다.

손자는 참 착하고 차분한 성격인데, 주말마다 아버지가 그렇게 압박과 스트레스를 주니.. 아버지가 무섭다고 한다.

시간이 되면 기말고사를 치르기 전 한번 만나 줄 것을 요청하셨다.
할머니가 오죽하면 이런 이야기를 하셨을까?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들 분이 아내를 잃음으로 인해서 마음에 큰 상처를 받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아들에게 대한 과도한 기대감으로 표출되는 것이 아닌가?

손자가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는 잘 하고 재미있어 하는데 다른 과목은 평범하게 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 계속 지속되면 결국은 우울증과 같은 부정적인 상황에 빠지게 된다.

그 동안 만났던 대학 후배들 가운데서도 중, 고등학교 시절의 부모님의 과도한 기대와 압박이 결국 자녀를 우울증에 힘들어하는 학생이 있다. 지금도 정기적으로 신경과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 학생을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도리어 이것이 학생에게는 또 다른 상처가 되는 것이 아닐까?

중학교 1학년 -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아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 거의 하위권을 맴돌았던 한 친구는 월 300 이상을 버는 개인사업자이다. 세상을 당당하게 살아간다. 단순히 학교성적이 아닌 여러 좋은 자질을 배우고 익힌 것이다.

중, 고등학교 때의 자녀의 가치를 단순히 시험성적만으로만 보아서는 안된다.

부모와 자녀와의 사랑의 유대관계, 서로에 대한 신뢰, 그리고 자신의 부족함을 파악하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려는 그런 의지, 이런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부모에게서 받은 상처는 평생을 가도록 지워지지 않는다. 부모에 대한 섭섭함, 원망, 이것을 용서하지 못하게 되고 평생동안 상처를 곱씹으면서 살아갈 수 도 있다.

5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한 사모님도 어렸을 때 엄하셨던 아버지에 대해서 그런 상처를 아직도 기억하고 계신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서로 너그럽고, 이해하고 포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 처음부터 그렇게 갖춰질 수는 없다. 가장 먼저 가정에서부터 부모가 자녀에게 그런 본을 보여주어야 하고, 그런 사랑을 전해 주어야 한다. 단지 학교성적 때문에, 또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자녀에 대해서 일방적인 기대를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게 된다.

참 어려운 영역이고, 씨름해야 할 숙제이다. 그 학생을 만나서 이야기를 진행하게 될 때 어떻게 그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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