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무실 부장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야기가 자녀교육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부장님은 자녀가 둘입니다. 아내는 간호사이구요.
자녀를 키우면서 있었던 이야기 중, 아이에게 생긴 고도 원시 병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첫 째 딸 아이는 5살 때까지 책도 잘 보고, TV도 큰 불편함 없이 잘 보았다고 합니다.
5살 때 소아과에서 시력검사를 했는데, 간단히 몇가지를 검사하더니 종료를 했다고 합니다.
'저렇게 간단히 해도 돼나?' 싶을 정도였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1년 뒤 둘째 아이의 눈에 다래끼가 나서 안과를 찾았다고 합니다.
둘째아이의 안질을 진료하는 가운데 이왕 온 김에 첫째 아이도 시력검사를 했는데 깜짝 놀라게 되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시력검사를 진행하던 의사선생님이 중간에 멈추더니 한 쪽 눈이 고도원시라 시력이 아주 약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쪽 눈은 정상적인 시력을 갖고 있지만, 한쪽은 고도원시가 시력이 거의 발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아이가 한쪽 눈의 시력으로만 살았던 것이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답니다. 특히 아이의 엄마는 자신이 간호사인데 이것도 모르고 하는 마음에 죄책감이 더 컸다고 합니다.
치료를 하기로 했습니다.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정상시력을 갖고 있는 눈을 가려서 생활하게 하는 가림치료를 해야 했습니다. 정상 시력의 눈은 가리고 한 쪽 눈으로 생활해서 시신경을 자극해 주는 것입니다.
막상 가림치료를 시작한 딸아이는 한 쪽 눈을 가리자 마자 울음보를 터뜨렸습니다. 바로 눈 안대를 벗어버리려고 했습니다. 6살 아이가 한 쪽눈을 가린채 거의 없는 시력으로 생활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었습니다.
아이에게 설명을 해 주고, 달래주고 하면서 10분, 30분, 1시간.. 이런 식으로 점차 시간과 횟수를 늘려가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아이도 힘들었지만 이 치료에 점차 조금씩 적응해갔습니다.
그래도 아이에게는 너무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아빠인 부장님은 교회에서 설교를 듣다가 한 장애인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어렸을 때 부터 하반신 장애가 있어 휠체어를 타야 했던 아들의 아버지. 아버지는 항상 목발을 짚고 다니면서 자녀의 필요를 도와주었습니다.
아이가 성인이 된 어느 날, 아들은 우연히 아버지가 목발 없이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원래 아버지는 장애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아들과 같이 되고 싶어서, 아들을 더 가까이 이해하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고 합니다.
부장님은 이 이야기에 감동을 받고 실제 딸처럼 집에서 한 쪽 눈을 가리고 생활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20여분이 지나자 어지러워지고 속이 울렁거리고 구토가 날 것 같았다고 합니다.
어른에게도 이렇게 가림치료가 힘든 것이었는데, 어린 딸이 이 치료를 수년째 받아왔다고 한 것에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고 합니다.
지금 자녀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습니다. 시력은 이제 안경을 쓴 상황에서 0.8 까지 올라왔다고 합니다.
부장님은 지금의 딸 이야기를 하면서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때 안과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좀더 시간이 지난 후에 발견했더라면 어쩌면 지금도 딸아이의 한 쪽눈은 잘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5살 때는 한번 정도 꼭 안과에서 시력검사를 해 보라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부장님의 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다행스럽다는 생각과 함께 자녀에 대한 아빠로서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