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근처의 성남육교-한쪽 계단이 없다
제가 가지고 다니는 카메라는 컴팩트디카입니다. 제가 작동법을 잘 몰라서 그런건지 접사사진을 찍을 때 조금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은 작은 기쁨이 되고 있습니다.
어제 오후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대학 1학년때 사진을 가르쳐 주었던 교수님의 갤러리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포토클래스 라는 갤러리를 운영하고 계셨습니다. 그것도 제가 사는 곳과 걸어서 15분 거리에 갤러리가 있었습니다.
"고물 라디오를 만난 고물 사진전"... 4월 5일 오늘부터 시작되는 사진전이었습니다. 대학 졸업 이후 사진전에 가본적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사진전의 카피가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 교수님에게 사진을 배운 것이 저에게는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분을 통해서 사진에 대해서 흥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저 자신을 위해서 3만원 이상의 물건을 구입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형과 누나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 자신을 위해서 특별히 무엇을 구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랬기에 1학년 1학기의 사진학 강의는 저에게 색다른 경험을 하게 했습니다. 카메라를 구입해야 했던 것입니다.
강의 첫 시간. 교수님은 사진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나누셨습니다. 특별히 필요한 교재는 없었습니다. 교수님이 그 때마다 자료를 준비해 오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두번 째 수업시간 셔터, 조리개에 대해서 배우고 실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때 개인 카메라가 없으면 이 수업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차음 접해보는 SLR카메라와 24장 짜리의 필름은 저에게 뭔가 알수없는 매력을 주었습니다. 카메라를 구입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누나에게 부탁을 해서 대전역 근처의 카메라 매장에 가서 카메라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교수님이 알려준 카메라 매장에 가서 중고 카메라를 알아봤습니다. 당시 25만원의 니콘과 16만원의 펜탁스가 있었습니다. 무엇을 선택할 까 하다가 니콘 보다 펜탁스를 선택했습니다. 가격이 더 쌌기 때문이죠. 렌즈가 어떻고 성능이 어떻고 하는 것은 전혀 모른 상태였습니다. 매장 주인이 뭔가 설명을 해 주었지만 한마디도 기억이 안납니다. 누나는 '25만원 짜리 사지 그래.. 더 좋아보이는데.' 그렇게 말하는 누나가 고마웠습니다. 확실히 외관상 더 좋아보였지만 미안한 마음도 있어서 싼 카메라를 선택했습니다.
다른 학생들의 카메라는 뷰파인더 안에서 깜빡거리면서 적정노출을 표시해 주는 등이 있는데 반해 제 카메라는 가운데 바늘이 있어서 위 아래로 왔다갔다는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초점을 맞추는 방식도 다른 카메라는 중간에 작은 원에 사선이 있어서 초점을 맞추는 것을 편리하게 했었지만 제 카메라는 전체적으로 흐려졌다가 선명해졌다 하는 감으로 초점을 맞춰야 하는 카메라였습니다.
카메라를 가지고 참석한 세번째 수업시간 교수님은 학생들의 카메라를 보시면서 간단한 작동법에 대해서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교수님은 제 카메라를 보시더니..
"이거 어디서 샀니?" 하고 물으셨습니다.
"교수님이 알려준 곳에서 샀는데요."
"그래?"
하시더니 이 카메라에 대해서 잠깐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 이 카메라는 70년대에 나온 카메라야. 카메라 쪽에서는 골동품이야. 그 아주머니는 이런 게 있으면 나한테 먼저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 내가 갖고 싶었던 건데.."
제가 구입한 카메라가 교수님이 그토록 갖고 싶었던 카메라였다고 합니다. 신기했습니다. 싼 것을 구입한 것이 오히려 소장가치가 높은 카메라를 구입한 것이 되다니..
그렇게 해서 카메라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렇게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 갤러리를 지나다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 적어보았습니다. 쓰다보니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몇가지 생각납니다.
사진전은 4월 5일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간 내서 한번 방문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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