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방문 약속을 잡았던 거래처에 다녀왔습니다. 입구에 '내부 수리중' 이라는 글씨가 눈에 띄었습니다. 들어설 때 부터 뭔가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장님과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 느낌이 맞았습니다. 폐업을 결정하신 상태였습니다.
미처 처리하지 못한 현금영수증 관련 일을 마무리 해 주고 폐업 신고에 관한 몇가지 상담을 해 주었습니다.
폐업을 한 이유는 6월 20일 이후로 가족단위의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는 것입니다. 단체의 모임과 가족 단위의 모임이 있어서 그 동안 유지가 되었는데 이번 달에는 너무나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손님이 끊겼다고 합니다. 폐업에 대해서 그동안 많은 생각을 해 오다가 이번달 영업이 너무 어려워져 폐업을 결정하셨다고 합니다. 이것 저것 정리하느라 일주일이 정말 길게 느껴졌다는 이야기도 듣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사업을 시작할 때 성공을 꿈꾸지만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사업을 접는 사장님들이 많습니다. 여러가지 고민 가운데 결정을 한 것이라 폐업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안스러운 마음이 들게 됩니다.
6월 동안에는 폐업한 매장도 몇 군데 있었기 때문에 다른 업종의 어려운 상황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사장님은 '나만 어려운게 아니네. 나만 이렇게 어려운 줄 알고 힘들었었는데..' 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보통 자신에게 닥친 현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특별히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에 더 힘들어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힘든 상황은 마찬가지이지만 자신처럼 어려운 사람도 많이 있고 그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경험한 사람도 많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마음에 여유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었습니다.
** 군 전역 이후 한 단체의 간사님과 함게 무릎 수술을 선배님 병문안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병문안을 다녀오면서 간사님에게 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20년 전 사모님이 결혼한지 1년만에 심장 수술을 하게 되신 이야기였습니다. 심장 판막에 구멍이 생겨서 심장을 떼어내어 수술을 한 이야기였습니다. 수술할 때 함께 있었던 간사님은 수술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저리가 났다고 합니다. 전신 마취를 했는데도 경련을 일으키는 모습, 갈비뼈를 벌리는 모습, 인공심장으로 대체하고 나서 수술을 진행하는 모습.. 차 안에서 들은 짧은 이야기였지만 굉장히 놀랐습니다. 그런 과거가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사모님은 평소에 건강하고 밝은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 결심한 것이 내가 당하는 어려움은 어떤 것이라도 결국은 나를 더욱 강하고 견고하게 해 줄것이고 어려움을 너무 크게 보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사모님의 자녀가 직접 만든 생일축하케잌
그 날 이후 내가 당하는 어려움을 돌아볼 때 비슷한 영역에서 몇십배, 몇백배 더 어려운 경험을 한 사람들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그런 어려움이 있는지 어떤지 모르고 지냈었습니다. 삶에서 겪는 어려움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해 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폐업을 한 사장님이 이번 경험을 통해서 앞으로 더 좋은 일을 경험하기를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