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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일상,단상

독일에서 온 치과의사에게 들은 이야기

by sketch 2008.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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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군대가기 전, 대학공원 벤치에서 40대 중반의 한 아저씨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독일에서 치과의사를 하다가 귀국하셨다고 합니다. 제목만 놓고 보면 마치 독일인으로 오해를 할 수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독일에서 공부해서 치과의사를 하다가 귀국한 한국인입니다.


그분하고는 한달 동안 4번 정도 만나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독일에서 치과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치과의사를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자격을 인정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의사시험을 준비하는 분이었습니다. 잠시 산책중에 저와 같은 벤치에 앉으셔서 이야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공부를 하려고 하니 쉽지 않다는 그분의 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

3번째 만났을 때 그분이 한가지 이야기를 해 주신게 기억에 남습니다.

아프리카의 한 집안에 두 아들이 있었다. 아들이 어른이 되자 아버지는 두 아들을 불러놓고 다음과 같은 숙제를 주었다. '2년동안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일을 해라 그리고 1년뒤에 나에게 그 일을 보여주거라.'  집을 나온 두 아들.  큰 아들은 가장 가치있는 일이 뭘까를 생각하다가 표지판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그가 살고 있는 지역은 광야와 숲 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표지판을 세워두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지역을 부지런 왔다갔다 하면서 표지판을 세웠다.  그리고 2년 뒤에 아버지를 찾아갔다.

작은 아들도 돌아와 있었다. 아버지는 아들들이 한 가치있는 일을 확인하기 위해 아들을 따라 나섰다. 큰아들은 이 여행에서 자신이 세운 표지판이 정말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을 확인할수 있는 기회라며 기뻐했다. 표지판을 따라서 광야로 숲속으로 정글로 들어섰다. 그러나 길을 가면 갈수록 그가 세워둔 표지판은 글씨가 지워지기도 하고 나무판이 썩기도 해서 방향을 분별할 수 없었다. 결국 한 정글에서 그 들은 길을 잃고 말았다. 날은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그들은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정글에서의 어둠은 그야말로 공포였다.

그럴 때 정글 한편에서 한 무리가 횃불을 나타났다. 그들은 경계하면서 조금씩 아버지와 아들에게 다가왔다.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횃불을 옮겨 갔다. 작은 아들을 보았을 때 그들은 갑자기 환호를 했다. 작은 아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피어났다.

그 무리는 그들의 집으로 아버지와 두 아들을 데려갔다.
따뜻한 물을 내오고 그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했다. 함께 식사를 하면서 아버지와 큰 아들이 물었다. 왜 그렇게 우리에게 호의를 베푸는지..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해다.

"당신의 작은 아들이 우리 마을에 와서 우리에게 큰 사랑을 베풀었어요. 우리는 그 사랑을 잊지 못할 겁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사람과의 관계 가운데서 정말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7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 눈에 보이는 뭔가를 이루는 것보다 사랑이라고 이야기 해주셨던 분.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고 연락처도 모르지만 그분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지금도 머리속에 남아있습니다. 그 선생님은 지금 어디선가 치과를 운영하고 있겠죠. 어쩌면 저를 전혀 기억하지는 못하시겠지만 그 때 들려주었던 이야기가 제 삶의 한편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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