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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일상,단상

고향 다녀 온 후배에게 받은 서천김.

by sketch 2009.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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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생들을 자주 만나는 편입니다. 집이 대학 근처인 점도 있고, 대학에서 운동도 자주 하는 편이고 해서, 대학생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올해는 한 신입생 학생을 알게 되었습니다. 집 근처에서 만나게 된 학생입니다. 대학 1학년이면 으레히 레포트나 수업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1학기 동안 이런 저런 모습으로 만남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저번 추석 때 오후 5시 수업이 마치자 마자 바로 역으로 가서 기차타고 집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기저기 다녀올 일이 있어서 정신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오후 시간 문득 후배를 빈손으로 가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선물로 식용유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럽게 든 생각이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문앞에서 오후 5시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20분이 기다려도 후배가 나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전화통화도 돼지 않는 상황이어서 어떻게 된 건지 의아했습니다. 20분 후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갑자기 토론 수업이 있어서 늦게 끝났다고 합니다. 만나서 선물을 전해주었습니다.

후배는 미안해하면서도 선물에 대해서 감사해했습니다. 기차 타고 나서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 형 고맙습니다. 저한테 형밖에 없어여 ㅅㅅㅋ"

그러고 명절이 끝나는 일요일 저녁. 저는 명절 기간 동안 급체를 하는 바람에 일요일에 아침, 점심 저녁을 못먹고 누워버리고 말았습니다. 오후에 잠들어 있는 사이에 후배가 집에 왔었다고 합니다. 후배와 인사도 하지 못한 상황이었죠. 다음 날 아침에야 후배가 선물을 하나 가져온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서천김' 이었습니다.


나중에 후배 만나서 물어보니까, 부모님이 고마워하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고마운 일을 경험했으면 꼭 갚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하네요. 부모님이 서천김을 준비하셔서 전해주라고 하셨답니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학생의 부모님에게도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후배에게 귀한 것을 잊지 않고 가르쳐주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천김의 모습입니다. 손바닥만한 넓이여서 한 봉지면 아침에 식사할 때 충분합니다. 그리고 남아서 김이 눅눅해지는 일도 없습니다.

가을철 밥맛을 돋구는 '서천김'. 조금 지난 이야기이긴 하지만 식사를 할 때마다 김을 꺼내면서 학생과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아침식사 밥맛은 특별한 데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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