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마지막 주에 1년의 교환학생 과정을 마친 중국 유학생과 식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명의 학생과 함께 하게 되었는데 한 학생은 1월 4일에 중국으로 돌아갔고, 한 학생은 아직 한 학기가 더 남아있었습니다. 중국으로 돌아간 학생은 한국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간직하고 돌아갔습니다. 한 학생은 1년 과정으로 와서 이번 겨울은 한국에서 보낸다고 합니다.
그 학생에게서 번역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내가 번역에 대해서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오후에 대학교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번역문서는 중국의 도자기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번역 작업을 하는 이유는 중국대학에서 한 한국인 교수님이 학생들을 굉장히 잘 지도해주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서울에 계신데, 교수님이 번역자료를 부탁했다고 합니다. 제가 볼 때 쉬운 작업은 아닌데 중국에서 교수님이 너무나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주어서 기꺼이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합니다.
교수님이 중국에서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문서는 번체로 되어 있었습니다. 학생은 중국의 바이두를 이용해서 번체를 간체로 바꾸어서 단어검색을 했습니다. 전문분야의 문서라 한국어로 번역해서 보더라도 이해 안되는 것이 많았습니다.
문서를 번역하면서 학생이 느꼈던 어려움은 중국어의 도자기 관련 용어를 한국어로 대체할 적절한 용어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도자기 관련 사이트도 찾아보고 도서관에서 책도 찾아보았지만 마땅한 용어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胎體(태체) 라는 말은 쓰면 바로 알아들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질문했습니다. 저도 이 용어가 도자기의 어느 부분은 가르키는 것인지 정확히 모르고, 마땅히 한국어로 표현하기도 어려운 것 같아서 한자와 한글을 그대로 표시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외의 부분은 학생이 먼저 많은 부분을 번역해 놓았기 때문에 적절한 단어로 변환하는 정도를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이런 문서를 번역하는 과정을 보면서 통역이나 번역이라는 것이 단지 단어의 뜻만 아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도자기에 관한 문서를 번역하려면 도자기에 관한 전문지식과 역사에 관한 이해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 유학 온 학생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은 한국어로 의사소통 하는데는 대부분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각 개인마다 수준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의사소통하기가 편합니다.
어제 만난 학생은 중국의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했습니다. 회화도 잘하고, 한국어로 글도 잘 씁니다. 이전에 한글 작문한 글을 보여주었는데, 글을 재미있게 잘 써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이번 번역한 글에도 중국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한국식으로 바꾸는 정도를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크게 도와줄 게 없더군요. 중국에서는 한국문서를 중국어로 번역하는 것을 더 많이 해 보았다고 합니다.
저녁에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약속시간에 맞추어서 미리 커피샵에 가서 커피를 준비해 왔던게 생각났습니다. 날씨가 굉장히 추웠는데 먼저 생각해 준 학생에게 감사하게 됩니다. 정보관에서 커피샵까지는 한 100m 정도 떨어져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