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KETCH/일상,단상

기타가 생겼습니다.

by sketch 2007. 12. 23.
728x90
반응형

2일전 밤에 대학 근처 원룸촌 거리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2학기 기말고사가 마치자마자 바로 집으로 내려가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타지에서 온 학생들은 집에 가기전에 그동안 가지고 있던 짐을 모두 정리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거리 곳곳에 가득찬 쓰레기 봉투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계속 길을 걷다가 기타가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먼지가 많이 묻어 있는 것 같아서 처음에 그냥 지나쳤는데 혹시나 해서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근처에 있던 한 아저씨가
'그거 멀쩡한 것 같은데 버리고 갔네.' 한 마디를 남기셨습니다.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그렇게 비싼 기타는 아니지만 기타줄만 조금 녹슨 것 빼고는 전체적으로 외관도 깨끗하고 소리도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아마 기타를 배워보려는 학생이 어느 정도 배우다가 관심을 잃어서 방 한 쪽에 방치하고 있다가 버리고 간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편리함, 합리적인 생각에 의해 결정되어진 것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는 너무나 많은 것을 누리는 세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대로 괜찮은 기타가 쓰레기장에 묻혀서 완전히 사라질 뻔했는데 제 손에 들어오게 된 것을 생각하니 기타 입장에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타가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이렇게 생각할까요?^^)

이제 방에 기타 하나를 두게 되었습니다. 마음 전환을 할 수 있는 도구 하나가 생긴 셉입니다. 

** 생각
누군가에게 관심을 잃는 다고 하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그러다 누구의 손에 의해 자신의 존재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을 신나는 일입니다.
비록 녹슨 줄이라도 그것은 누군가에 의해 의미있는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