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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quare 사람들 OFF-LINE STORY

방앗간이 사양산업이라고 이야기하시는 사장님.

by sketch 2008.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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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면서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씩 보인다는 것입니다. 원래 그 자리에 있었음에도 마치 갑자기 생긴 것처럼 느껴지는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방앗간입니다. 어렸을 때 큰집에서 방앗간을 했기에 늘 고추 빻고 기름 짜고, 떡 만드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그런 방앗간이 동네 골목마다, 아파트 상가마다, 재래시장 마다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방앗간에 얽힌 기억 중 하나는 명절 때만 되면 떡을 만들기 위해 10여명 이상이 줄을 서서 기다리던 장면입니다. 그 때는 동네 아주머니들 두세분이 와서 일을 도와주어야 했습니다. 그 정도로 장사가 잘 되는 업종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지금의 방앗간은 그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한 사장님의 말씀으로는 방앗간은 사양산업이라고 합니다. 방앗간의 이용손님은 대부분 할머니 들이라고 합니다. 이 세대가 지나가면 방앗간의 손님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고추가루, 떡은 이제 대형마트에 가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대가 갈수록 무엇인가를 직접 만드는 것을 꺼려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갈수록 방앗간을 찾는 손님은 줄어든다고 합니다.

한가지 우려스럽게 이야기하시는 것은 수입산이나 나쁜 화학약품을 넣은 음식들이 유통된다는 것입니다. 식당에서 김치를 먹을 때 유난히 색깔이 좋고 매운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수입김치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매운 맛을 내는 화학 약품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말에 이어서 김치에 관해서 TV에 나왔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하셨습니다. 이야기가 어느 정도 마칠 즈음 그래도 상당수가 음식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번거롭지만 방앗간에 직접 찾아온다고 합니다. 꼼꼼히 살림하는 어떤 젊은 주부는 수입산,국산을 꼼곰히 따져서 직접 기름을 짜려고 찾아온다고 합니다.  갈수록 변하는 시대 가운데서도 이전의 모습을 지켜가시는 분도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갈수록 그런 손님이 줄어든다는 것이 이 업종의 현실입니다.

한 할머니가 직접 농사를 지은 깨를 가지고 오셔서 들기름을 짜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사장님은 그 지역에서는 가장 알려진 분이라고 합니다. 옆 가게에서 새롭게 오픈한 건강원이 그 방앗간의 이름을 똑같이 쓸 정도로 인지도가 높고 사장님도 부지런한 분이십니다.

그곳을 나오면서 방앗간이 사양산업이라는 말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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