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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일상,단상

밤 10시에 초인종 누른 할머니를 대하는 외국인

by sketch 2008.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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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에 집에 켜 있는 현관, 대문에 켜진 미등에 대해서 지나가는 동네 어르신이 초인종을 눌러 "전기 아까우니까 불 꺼~" 라고 말한다면 어떤 반응을 나타내게 될까요?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저녁 시간 (밤 10시),  어떤 집 앞에서 한 할머니가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조금 있다가 집 주인이 나왔습니다. 집 주인은 외국인이었습니다. (서구권의 백인이었습니다.)

길을 가다가 눈 앞에서 일어난 일이라 궁금해졌습니다.  

할머니는

"전기 아까운데 등을 두개나 켜놨어."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집에는 현관 쪽과 대문 쪽에 등이 켜져있었던 것입니다.

외국인은 할머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듣지를 못했습니다.

할머니는 손가락으로 등을 가르키면서

" 전기 등 꺼요.~"

라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몇번 "What?" 이라는 말을 반복하던 외국인은 할머니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I'm sorry." 라고 말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고 바로 두 개의 등불을 껐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몇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는 늦은 시간에 외국인 집의 초인종을 누른 할머니가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가지는 외국인이 이런 상황을 어떻게 생각할 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동네에 이사 온지 얼마 되지 않았고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같은 한국인끼리도 밤 10시에 남의 집 초인종을 눌러 뭔가 이야기한다는 것이 실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늦은 시간이기 때문에 짜증이 날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참견하는 것에 대해서 불쾌한 반응을 나타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I'm sorry." 라고 말했던 그 외국인은 이런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할머니의 의도를 이해한 후 아무 말 없이 집 안으로 들어가  전등을 바로 끄는 모습을 보면서 낯선 땅에서 동네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어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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