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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quare 사람들 OFF-LINE STORY

졸업 이후에도 교수님을 다시 찾아뵙고 싶은 이유.

by sketch 2009.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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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눈 내리는 날 한 거래처에 A/S를 다녀왔습니다. 이 거래처는 제가 다녔던 대학의 정문에 위치해있습니다. A/S를 마치고 바로 돌아갈 까 하다가 옛 생각이 나서 학과 사무실을 찾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함께 공부했었던 누나도 생각나고, 교수님도 생각이 났습니다. 대학에 다닐 때 교수님께서 '배우면 배울수록 모르는 게 더 많다'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런 모습들로 인해 교수님을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찾게 된 것이라 건물 현관 우측에 있는 편의점에서 음료 한 박스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과 사무실을 찾게 되었습니다. 조교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저와 같이 공부했던 누나가 여전히 근무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얼마전에 그만 두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교수님은 연구실에 계시다고 해서 노크를 하고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연락도 없이 갑자기 교수님을 찾아 뵌 게 실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열린 문 뒤로 들어오는 저를 교수님은 무척 반가워 하셨습니다. 뜻밖의 방문에 교수님은 얼굴 가득히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이게 얼마 만이냐?"

교수님은 제가 사간 음료수를 바로 뜯어서 저에게 권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어디에 사는지, 부모님은 어디에 계신지 물으셨습니다. 명함을 한장 달라고 하셔서 명함을 드렸습니다. 교수님은 명함 뒷면에 사는 곳과 고향을 적으셨습니다. 제자에 대한 관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시 50분 경에 찾아뵜었는데 교수님은 11시에 있을 수업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짧은 10분 동안에 교수님은 이런 저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무슨 일을 하면서 지내는지, 사귀는 사람은 있는지, 참으로 인간적인 정이 넘치는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은 자신의 분야와 관련하여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이 게시판에 이 분양에 관련된 글을 섰습니다. 학생은 이 전공분야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대학 전공책을 미리 몇 권 구해서 다 읽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전공만 공부하면 안 되는건가요? 하는 그런 글을 남겼습니다. 이에 교수님은 이 분야는 특정학문만 공부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 때 배운 모든 학문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남기셨습니다.

예전에 교수님의 답변에 감탄하게 되어서 교수님에게 그 게시판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들은 교수님은 이런 말을 남기셨습니다.

" 나이가 드니까 기초가 중요하다는 것을 더욱 더 절감하게 돼. 사람들은 보통 눈에 보이는 것만 빨리 지으려고 하잖아. 눈에 보이지 않는 기초는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그런데 그 기초 위에 집 올려봐. 당장은 뭔가 되는 것 같지만 결국~ 무너지고 말잖아. 하지만 기초가 든든해 봐. 집 올리는 것은 금방이거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기초를 무시하고 살아가고 있어. 기초가 되는 원리를 알아야 하는 데 많은 학생들이 이 원리를 알려고 하지 않아. 그러니까 하나하나 일일이 알려줘야 돼. 다른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해결할 힘이 없어."


 기초가 중요하다는 말씀. 어쩌면 이것은 누구에게 이야기하더라도 수긍할 만한 이야기입니다. 이전에도 수없이 들어왔었던 말입니다. 그러나 그 날은 그 말씀이 참 가슴 깊이 다가왔습니다.

수업으로 인해서 10분 밖에 대화를 나누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지 찾아와, 내가 도울 수 있는 영역은 언제든 도와 줄께."


비록 짧은 시간의 대화였지만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정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기초를 무시하면서 산다.'는 교수님의 말씀은 머리 속에 몇가지 질문을 던지게 했습니다. 

나에게 있어 기초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 나도 지금 외적인 모습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이 10분의 대화는 저에게 있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게 했습니다. 기초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짧은 10분의 시간 동안 제자에게 삶의 중요한 교훈을 가르쳐주신 교수님으로 인해서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졸업한지 8년이 지났어도 이 교수님의 진솔한 모습, 제자를 향한 관심에 교수님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또 찾아뵙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한가지 결론을 내린 것이 있습니다. 
저에게 있어 기초는 항상 배우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 사실 지금 이 교수님에게 배우는 학생들은 정말 복받은 학생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09학번 학생들이 이 교수님의 마음을 일찍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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