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의 수고가 허탈하게 느껴질 때

오전 동안 캠코더의 영상을 컴퓨터 화일로 전환하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6m 디지털테이프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2년 정도 전에 구입했던 TV수신 카드를 메인보드에 부착하게 되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드라이버와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되었는데 계속해서 인코더, 캡처 오류 메세지가 뜨는 것이었습니다. 드라이버를 설치하거나 삭제할 때마다 컴퓨터를 다시 껐다 켜야 했습니다.

컴퓨터 껐다 켜기를 20번은 한 것 같습니다. 오전 동안 이 프로그램 설치하느라고 시간이 전부 흘러가 버렸습니다. 프로그램 실행이 안되니까 마음이 답답해졌습니다.

일단 점심을 먹은 후에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지 생각했습니다.
문제의 해결은 자료실 목록에서 가장 오래된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캠코더의 영상도 정상적으로 캡쳐할 수 있었습니다.

수신카드 부착후 다시 컴퓨터 부품을 조립하게 되었습니다. 조립하는 과정에서 저의 부주의로 엄지손가락 등을 살짝 베이게 되었습니다. 지혈하고 약바르느라 10분 정도 걸렸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소독약을 찾으러 거실 서랍을 여는 순간이었습니다. 거실 서랍 안에서 제가 오전 동안 그렇게 끙끙댔었던 수신카드의 프로그램과 드라이버 CD가 들어있는 것이었습니다.

방에서 여기 저기 찾을 때 찾지 못했던 CD가 이렇게 발견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신기하죠. 손가락을 살짝 다쳤기 때문에 그 프로그램의 원본 CD를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어쩌면 오전에 다 끝낼 수 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오후 4시까지 시간을 들이게 한 일이었습니다. 당시 참 허탈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도 허탈하나마 웃을 수 있었습니다. "허허허.... ㅜ.ㅡ"  

컴퓨터랑 씨름하다보면 이럴 때가 가끔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여유있게 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