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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일상,단상

붕어빵이 생각나는 계절

by sketch 2007.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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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보이지 않은 하루입니다. 마치 초겨울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대학생 같아보이는 데 붕어빵을 팔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요즘 작은 것은 1개에 100원, 또는 5개에 1000원 합니다. 길을 걷다가 멈춰서 붕어빵을 드시고 가시는 아주머니들. '얼마에요?' 라고 묻는 학생들.

문득 기억의 상자 깊숙히 숨겨 놓았던 기억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예전에 붕어빵을 직접 만든적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때로 기억하는 데요. 부모님은 이일 저일 하시면서 자녀들의 교육을 감당하셨습니다. 그 가운데 2~3년 동안은 붕어빵, 오뎅을 하셨습니다. 추운 겨울 비닐로 가리개를 하고 붕어빵을 구우셨습니다.

저녁 때가 되면 팔다 남은 붕어빵을 먹으면서 다음 날 재료를 반죽하는 것을 도와드리곤 했습니다. 그 때는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습니다.

어느 날 장사를 하시는 곳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옆에 앉아서 붕어빵을 만드시는 아버지와 함께 있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거푸집에서 만들어지는 똑같은 붕어빵이었지만 만들어질 때마다 그것은 다르게 보였습니다. 비록 손님이 많이 없어서 붕어빵은 계속 쌓여 갔지만, 그것을 만드시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왠지 모르게 아버지는 미소를 짓고 계셨습니다.

그랬던 기억들이 그동안 10여년 이상 묻혀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나도 붕어빵을 만들었었는데.. 하고 스스로 되뇌었습니다.

시골집에 전화를 했는데 받지를 않으셨습니다. 벼 추수때라 그런지 저녁까지 논에 나가 계신 것 같았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니였습니다. 바로 '쌀 보내줄테니까 주소 좀 알려주라.' 는 어머니의 한마디!
잠시 후 아버지와 통화하게 되었습니다. ' 올해 쌀이 많이 안 나왔다. 잘 지내고 부지런히 살아라. 잘 있거라.' 이 말씀과 함께 통화가 마쳤습니다.

잠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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