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시장 전통시장 이야기 - 실타래에서 풀려나온 이야기
송강시장을 다니다보면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재들이 발견됩니다.
매일같이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점포 상인들의 삶에서 인생을 배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목화 옷 수선의 사장님.
오늘도 이곳을 찾아온 많은 손님들의 옷을 수선하느라 여념이 없으십니다.
그래도 찾아온 손님에게는 꼭 차 한잔 권하시고 작업을 진행합니다.
사장님의 작업공간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실타래에서 한올 한올 풀린 실은 옷이나 가방의 어딘가에 위치하면서,
그 모양을 잡아주기도 하고, 찢어진 흔적들을 완전히 새롭게 변화시켜줄 것입니다.
실은 그 자체의 아름다움보다는 옷 전체의 모습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갑니다.
자신을 드러내지도 뽐내지도 않지만, 옷 전체의 멋을 내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살아가는데 있어 실처럼 그렇게 자신을 드러내기를 기뻐하기보다,
잠잠히 조용히 전체의 아름다움을 보며 웃음짓는 삶이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실은 각 원단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해줍니다.
실은 가늘지만 자신의 두께보다 수백배, 수천배는 될 듯한 옷감을 붙들어줍니다.
실이 없다면 제단된 각 부분의 원단은 그 기능을 잘 할 수 없습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실은 하나하나의 원단을 이어주어 귀한 가치를 부여해줍니다.
평범해보이는 자신의 삶에 누군가가,
또는 어떤 사건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게 해 준다면
그것은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것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삶을 살 수 있다면
그 삶은 어쩌면 다른 어떤 삶 보다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실은 자신 혼자서는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습니다.
바늘귀에 걸려져야 자신의 기능을 100% 발휘할 수 있습니다.
오래전의 손바늘이든, 지금의 재봉틀이든
실은 함께 연결이 되어야 자신의 역할을 발휘하게 됩니다.
어쩌면 실은 이 세상에서 가장 팀웍을 잘 하는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팀웍으로 어느 곳에 있든지, 어디로 보내지든지
실은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감당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또 무엇을 하느냐면요?
언젠가 누군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생길때까지
조용히, 인내하면서 그렇게 기다린답니다.
목화수선집의 실은 이렇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답니다.
요란하지 않고 조용하게, 함께 협력하면서,
인내하면서 그렇게 누군가의 가치를 높여주고,
상처난 곳을 보듬어주고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실들과 함께 하는 목화수선 사장님도 이런 이야기를 이미 알고 계시겠죠? ^^
* 송강전통시장 이야기 - 송강시장을 찾으며, 상인들과 만나며 든 생각들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