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시골집에 다녀온 누나 편으로 부모님께서 감자 한 봉지를 보내오셨습니다. 마치 박스 하나를 통채로 보내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감자를 받으러 가기 전날에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감자를 누나편으로 보냈으니까 받아서 잘 요리해 먹으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추가로 감자볶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감자 채 썰어서 물에다 담갔다가 물기 쏙 빼고 소금이라 마늘이랑 넣어서 볶아먹어라'
갑자기 전화상으로 요리법을 전수(?)해 주신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어머니가 직접 요리법을 전수해주셨는데 한번 직접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토요일 저녁 식사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반찬 중 하나는 감자볶음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감자볶음 요리는 학교 다닐 때 도시락의 주메뉴였습니다. 어머니가 해 주셨던 반찬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반찬은 두부볶음, 감자볶음, 멸치볶음, 그리고 김치였습니다. 학교 다닐때 도시락 반찬으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감자 채를 썰었습니다. 껍질을 벗긴 후 감자 눈을 부엌갈로 따내는 것은 가장 재미있는 작업중 하나입니다. 접시에 담아둔 물에 채썬것을 담갔더니 바로 물이 뿌옇게 흐려졌습니다. 전분기가 빠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스 불을 중불로 놓고 소금 뿌리고 볶다가 마늘 다진 것을 한 스푼 넣고 볶기 시작했습니다. 후라이팬이 조금 오래 사용한 것이라 종종 반찬이 눌러붙곤 하는지라 계속 휘저으면서 볶게 되었습니다.
계속 볶다 보니 어느내 감자가 다 익게 되었습니다. 접시에 담고 깨소금을 뿌려주었습니다. 간이 잘 맞았는지 맛을 보았습니다.
맛 있었을까요? 어머니의 맛이 나왔을까요?.. ~~^^ 사실 그러길 기대했지만 맛 보고 나서 처음 나온 말이 .. '이 맛이 아닌데...' 였습니다. ^^;; 역시 어머니 손맛에는 따라갈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가로 반찬 몇개 준비하고 국으로는 계란국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준비하는데 한 시간이 걸렸네요.~
함께 식사하는 후배가 국 한 번 맛을 보면서 이런 말을 꺼냈습니다.
"형. 국 잘 끓이셨네요. 이게 요리가 자꾸 하다보면 늘어요."
그래도 위안을 삼은 것이 만든 반찬 접시가 모두 빈 접시가 되었던 것입니다.
나중에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감자에 대해서 물으시면 '알려주신대로 잘해 먹었어요.'라고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같이 사는 친구들이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먹었어요' 라는 말도 함께 해야겠네요.
최근 요리를 자주 안 하다 보니 식사 준비를 매일 하시는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네요.
**벌써 7월 마지막 주네요. 불규칙한 날씨 상황속에서도 밝은 웃음으로 살아가는 한 주 되세요. :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