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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quare 사람들 OFF-LINE STORY

인쇄소 사장님과의 대화

by sketch 2008.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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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2008년의 마감일이 다가왔습니다.
여러 거래처를 방문하던 중에 한 인쇄소 사장님과의 대화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방문 관련 일을 마치고 나서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사장님이 먼저 저에게 물었습니다. 

"요즘 일 잘 돼요?"

"아~ 예. 그럭 저럭이죠. 다 어렵다고 하네요."

" 요즘 많이 어려워요."

사장님이 예전에 114 안내 광고를 하신다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여쭈어보았습니다.  

"요즘도 114 광고 하세요?"

"지금도 해요. 그런데 예전만큼 효과가 없어요. 주변에서는 책 같은 곳에 광고를 해보라고 하는데.. 별로 효과를 못봤어요."

인쇄소에서도 역시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한가지를 더 물어보셨습니다.

" 혹시 다른 일 하는 것 있어요?"

"예.. 다른 일도 공부하면서 시도하고 있어요. 여러가지 생각은 있는데 구체화하기가 쉽지 않네요."

사장님은 이 이야기를 듣고 난 뒤, 한 병원에서 주문한 환자기록표 묶음을 분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셨습니다.

" 휴~ 요즘 외상이 늘어서 큰일이에요. 월말까지 준다고 했는데, 막상 월말이 되면 다음 달에 준다고 하고.. 그래도 그동안 오래 거래했었던 데라 돈은 결국 받거든요. 그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데, 진짜 문제는 주문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거죠. 내년이 더 어렵다는데.."

"창업하시는 분들이 많이 찾지 않나요?"

"요즘은 창업하시는 분들도 예전처럼 전단을 많이 찾지 않아요. 더 영업을 많이 뛰어야 하려나.."

혼자서 인쇄소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에게서 '더 영업을 뛰어야 하나' 하는 말씀을 들으니 현실이 더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혼자서 일을 감당하기도 빠듯한 형편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때 같으면 기분좋게 인사하고 거래처를 나설 텐데 이런 대화를 나누고 나서는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 사장님!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그래요. 다음에 봐요."

그래도 사장님은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주셨습니다.



 
** 사장님의 마지막 미소가 예전에 찍어두었던 담쟁이 덩굴이 생각났습니다. 그 미소가 마지막 잎새처럼 다시 힘을 얻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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