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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TRADE 그린트레이드

중국학생 자취집에서의 저녁 식사.

by sketch 2008.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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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가까워지는 시간, 길을 가다가 중국인 친구 두명을 만났습니다. 유학생으로 온 친구는 저에게

"지금 바빠요? 시간 괜찮으면 저희 집에서 식사 같이 하실래요?" 라고 물었습니다.

특별히 정해진 약속이 없었고 밥도 혼자 먹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좋다고 했습니다.

집에 가기전에 마트에서 두부, 당근을 하나씩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자취집에 가서 요리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화구가 하나인 가스렌지를 사용하느라고 요리는 보울 하나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돼지고기 핏물을 빼는 것을 보다가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3명이서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알고 보니 3명만 먹는게 아니라 주변의 중국인 친구들과 함께 먹는 것이었습니다. 5명이서 함께 먹었습니다.

돼지고기 보면서 제가 물었습니다.

"돼지고기 부위가 뭐에요?"

친구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음~~ 아! 후지에요."

후지면 저도 자주 사먹는 고기입니다. 제일 싸기 때문이죠. (참고로 저도 자취를 합니다.)
친구는 한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여기서는 후지가 제일 싼데 우리 지방에서는 후지가 제일 비싸요."

"그래요? 입맛의 차인가?..."

각 고기의 부위값도 나라에 따라 틀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리할 때 보울에 식용유를 넣은 다음 통에서 마가린 같은 것을 한 수저 넣었습니다.

"마가린이에요?"

"이거. 돼지기름이에요."

중국학생은 말하면서도 조금 어색해하는 표정이었습니다.

'돼지기름?' 식용유 위에다가 또 돼지기름을?'

 상당히 이색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고기와 당근을 넣고 약간 익힌다음 압력밥솥에 재료를 옮겨담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요리는 옆방의 친구 부엌에서 요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화구가 하나 뿐이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요리는 두부탕이었습니다. 그 역시 식용유를 두르고, 돼지기름을 넣은 후 파와 두부를 넣고 살짝 익힌 다음 물을 넣어서 끓였습니다.

사용하는 중국 조미료를 보면서 이런 것은 어디가서 살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보온 밭솥의 밥은 요리가 되지 않아서 밥 없이 반찬 먼저 접시에 덜어서 먹게 되었습니다.

우리처럼 밥이 주식이고 반찬이 부가 되는게 아니라 반찬이 주가 되는 것 같습니다.

고기 먹으면서 향이 약간 다르긴 하지만 특별히 부담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중국 친구가

" 기름 많은데 먹기 괜찮아요?" 라고 물었습니다.

" 괜찮아요. 맛있는데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압력밥솥에 했던 요리는 장조림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식용유에 돼지기름을 넣어서 만든 중국요리인데도 먹는데는 그렇게 부담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입맛이 중국요리에 잘 맞는 타입이라서 그런 것일까요?

반찬을 거의 다 먹고 나서야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보온밥솥이 조금 느렸거든요.

마지막으로 젓갈 비슷한 것을 먹어보게 되었습니다. 두부를 고추장 같은 것에 젓갈 처럼 절인 것이었습니다.
하나 집어서 먹었는데 이게 결정적이었습니다. 맵기도 하고 그 향이 강하기도 해서 먹기가 조금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먹게 되었습니다.

다른 약속이 있어서 식사를 마치자 마자 일어나야 했습니다.

초청한 학생이
"식사 어땠어요. 기름기 많아서 괜찮았어요?" 라고  물어보았습니다. 다른 음식들은 제 입맛이 맞아서 그런지 잘 맞았는데 마지막에 먹은 두부는 조금 맛이 강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다른 학생도 그렇다고 하더군요.

중국친구에게

"초청해줘서 고마워요~~" 라고 감사의 말을 전하자

"다음에 또 오세요." 라고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요리재료들이 한국 것이라 그런지 고기요리들은 그런대로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취향이겠죠.

의외로 중국음식을 잘 먹는 모습에 중국친구들도 조금 의아했나 봅니다. '기름 많은데 괜찮아요?' 라고 두번씩 물은 걸 보면요.^^ 다음에는 제가 그 중국친구들을 초청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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