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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여름 , 어느 날 저녁 초등학교 운동장.
담장없는 학교 사업으로 사면이 개방되어 있는 이 학교 운동장은 저녁시간만 되면 주민들의 운동공간이요, 쉼터가 된다. 오랜 기간동안 자란 나무, 운동도구, 초등학교 치고는 꽤 넓은 흙 운동장은 각계 각층에서 초등학교를 찾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는 야간서치 라이트도 설치했다.
야간 서치라이트도 설치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더 많이 몰려든다. 축구를 하는 일반인, 중고생, 배드민턴, 자전거, 각 종 놀이도구를 갖고 온 사람들로 운동장은 일대 혼잡을 이루게 된다.
한 선배의 6살 된 자녀가 뭔가 단단히 뿔이 나 있었다. 누군가를 가만히 주시하다가 막 뛰어가기 시작한다.
한 아이를 쫓기 시작한 것이다. 덩치가 조금 컷던 아이는 막 도망가기 시작한다.
선배의 자녀를 놀리는 듯 했다. 그 아이를 잡지 못한 선배의 자녀.. 자기를 화나게 했다고 한다.
무엇때문에 화가 났는지는 모르겠다.
아이가 분을 풀지 못하고 계속 노려보는 모습을 보았다.
다가가서 선배의 자녀에게 이야기했다.
그 아이 때문에 계속 분을 품고 있지 말라고. 그 아이가 뭐라고 한다고 한 들 상관하지 말라고, 상대방이 너에게 뭐라고 한들.. 너는 그것 때문에 흔들리지 말라고, 그게 이기는 거라고..
가만히 이야기를 들은 그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 라고 대답했다.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 무엇에 대한 싸움이어야 할까?
나중에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아이가 그 말을 어떻게 이해했을까? 아직 6살 밖에 되지 않은 아이인데. 참는 것도 좋지만 맞서서 싸우는 그런 오기.. 그런 것도 키워야 하는데 내 말이 행여나 아이에게 혼란이 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회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은 사람들은 약자에게는 한없이 강하고 강자에게는 한 없이 약하게 군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이 있겠지만 그래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나 또한 싸우는 힘을 더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기싸움에서 밀리지 말라고.
약속을 어기고 몇가지 핑계를 대며 이해해 달라고 하는 사람 앞에서 나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까?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이며 살아가야 할까?를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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