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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일상,단상

잘못을 잘못이라고 생각하는가?

by sketch 2007.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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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에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환승입니다." 라는 기분좋은 멘트와 함께 올라탄 버스. 잠시 후 기사님이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서서 손잡이를 잡고 있었는데 그만 몸이 180도 회전을 할 정도였습니다. 버스가 멈춘 뒤 앞의 차가 급정거를 했나 하고 봤는데 도로 앞은 텅비어 있었습니다. 잠시후 건너편 횡단보도에 초등학교 2학년 정도 보이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초등학생이 보행자 신호가 빨간불인데 무단횡단을 한 것입니다. 도로는 차가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빠른 속도로 주행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기사님은 놀라서 잠시 가만히 있으시다가 아이를 꾸중하셨습니다. 엄청 화가 많이 나셨죠. 그런데 아이는 계속 웃기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웃기만.

죽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놀란 기색보다는, 잘못했다는 것보다는 마냥 웃고만 있었습니다.

웃고 있는 아이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2차선 도로도 아닌 4차선 도로에서 그 아이는 재미로 이 일을 한 것인가?
분명 학교에서, 집에서 교통안전에 대해서는 가르쳤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가지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은 이게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그 아이는 아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한 뉴스에서 범죄자가 '자기가 한 일이 잘못인지 모르겠다' 는 말을 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분명히 죄를 지었는 데 그것을 잘못이라고 인정하지 않은 것에 사람들은 놀랐다고 합니다.
대부분은 올바른 기준을 배우고 알고 있지만 가르쳤다고 해서 그대로 지켜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당사자가 정말 그 필요성과 당위성을 깨닫지 않는 이상 말로만 그칠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그런 부분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분별력을 키워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별력이 부족하게 될 때 사람은 자기 중심적으로 변하게 되며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질 것입니다. 저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됩니다. 아직 내가 모르는 부분이 많지 않은가? 자기 중심적인 사고와 말을 하면서 그 사실 조차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이런저런 생각 후 위급한 순간이었지만 그 아이에게도, 버스기사님에게도, 그리고 승객들에게도 아무일이 생기지 않은 것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를 건강하게 지냈다는 것, 그리고 지금 포스팅을 하고 있는 것에도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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