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가을장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일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비가 내리는 동안에 가을에 어느 정도 가까워진 느낌을 받게 됩니다. 


보도블럭 위에서 틔운 싹.

서구와 유성구를 이어주는 만년교 부근을 걷다가 걸음을 멈추게 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팥입니다. 누군가 팥을 흘렸나 봅니다. 보도블럭위에 떨어진지 몇일 되지도 않았겠지만,  계속 내린 비 때문인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합니다. 



뿌리가 휘어진 모습을 보면서, 흙을 찾기 위한 몸부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있지 않으면 떡잎도 틔워야 하는 시간인데 말이죠. 



주변을 보니 팥알이 몇개 더 있었습니다. 이 팥들도 껍질을 찢고 뿌리를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밟혀  절망한 팥도 보입니다. 


팥을 보도 블럭 가장자리에 흙이 모여 있는 곳에 옮겨놓았습니다. 뿌리가 흙 쪽으로 향하도록 옮겨 놓았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이렇게 해 놓은 들 살아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황량한 길에 떨어져서 새가 먹든, 밟히든 할 수도 있지만, 살고자 하는 몸부림에 최소한의 목마름이라도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다음에 다시 그 장소에 가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운 팥을 볼 수 있을까요? 


내심 기대가 됩니다. 


다시 그 장소에 갈 때, 하나의 설레임을 갖고 찾아 갈 수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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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대 평생 교육원의 펜스의 백일홍

펜스 사이로 내민 꽃, 그리고 앞으로 피어날 꽃 봉오리.

문득 펜스는 백일홍 꽃의 아름다움을 막을 수 없었다.

그리고 빛 한 줄기까지도 차단시키는 벽이 있을 지라도 그 안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은 꺽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장애물,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장애물이 오더라도.. 잠깐 인내하자, 잠깐 기다리자.

결국 그 인내함 가운데서 아름다움이 피어나니까..

그 벽 안에서 절망해서 메말라 있기 보다는 힘껏 꽃을 피우자.

언젠가 그 벽이 허물어 졌을 때, 찬란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도록.

어려운 시기에 그렇게.. 그렇게.. 아름답게 피울 꽃을 준비하자

어려움 가운데 있는 분들에게..

 그 모든 아픔과 어려움을 다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옆에서 안타까워 하는 것이 전부인 것에 스스로 화가 나기도 합니다. 다만.. 어려운 현실이지만 한번 힘을 내기를, 한 번 더 인내하기를.. 그 과정 속에서 자신만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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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기 위해 만나다.

SKETCH/일상,단상 2011.07.18 20:46 Posted by sketch


우리는 헤어지기 위해 만난다.

--sketch..



우리는 헤어지기 위해 만난다.

한 가지 몰랐던 건 만남의 기쁨이 끝나지 않을 걸로 생각했던 것.

우리는 헤어지기 위해 만난다.

함께 있어도 생각이 헤어지고..
함께 있어도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

우리는 헤어지기 위해 만난다.

이제 알았다.
더 중요한 게 무엇인지..

만남의 기쁨보다도
헤어지는 순간이 더 중요한 것이다.

헤어져도 기쁨으로 헤어질 수 있다면.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다시 함께 할 수 있다면..


이제 헤어짐의 슬픔 저 너머에 있는

기쁨의 만남을 기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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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에세이

오랜만에 봄 꽃 사진

SKETCH/일상,단상 2011.04.12 19:39 Posted by sketch

오랜만에 봄 꽃 사진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그 동안 사용하지 않고 있었던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검은색 똑딱이 카메라. 이 카메라하고 함께 한지도 년수를 따지게 됩니다.

 


5분 정도의 기다림의 여유가 있었기에 열심히 카메라에 꽃을 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잠시 생각에 잠기려 할 때.

그 때에야.. 기다림이 끝이 났습니다.

기다림.

최근 제가 주로 생각하는 단어입니다.

기다림.

새로운 출발을 하기까지의 기다림..

그 기다림의 순간이 참 말로 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을 갖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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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볼 수 있다는 것은..

SKETCH/일상,단상 2011.03.14 19:19 Posted by sketch


이안과 병원 앞 한 아주머니께서 약국이 어디냐고 물으신다~ 길을 모르시나 했는데.. 눈 검사 받고 나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하신다..


이안과병원 건물에 있는 약국인데.. 단순히 검사만 생각했는데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신다.. 약국을 안내해 드렸다. 2m정도 앞에 가서야 사진 속의 약 표시를 겨우 알아볼 수 있으셨다.


빛 가운데 살수 있다는 것.. 볼수 있다는 것 ..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분의 눈이 잘 회복되기를 바라게 된다~

사람마다 자신이 보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자신이 보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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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녀석이 결혼을 한다.


D-DAY가 가까워 오면서, 이일 저일로 바쁜 친구와 어쩌다 만나면 이렇게 의미를 부여한다.

결혼 전 마지막 토요일이라고..

지난 번 만났을 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초봄에 함께 작업하다가 둘이 함께 나비를 본 적이 있다.


그 때 내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른 봄에 처음 보는 나비가 중요한 의미가 있대, 어떤 색의 나비를 보느냐에 따라 좋은 일들이 일어난다는데...'

친구는 그 때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얘가 결혼하나?.."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아니라 친구 자신이었다면서. 웃는다. 나도 웃었다.

재미있는 일이다. 함께 나비를 보았던 탓일까? 친구는 결혼을 하고.. 그리고 그 같은 결혼식장에서 나는 사회를 보게 되었다. 

결혼 예식 순서가 이메일로 왔다. 그 동안 몇번의 결혼식에 참석했지만, 결혼당사자와 주례 선생님만 관심을 가졌나 보다. 사회를 어떻게 진행할지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정말 멋진 친구의 결혼식인데.. 사회라도 멋지게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하는 친구 부부가 더 빛나도록..
 
"A Love Until the End of Time" Domingo and McGov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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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한 사람이 비를...

SKETCH/일상,단상 2010.10.11 00:17 Posted by sketch


한 사람이 비를 싫어했다..

비에 젖어버린 길
그 위로 어디론가 향하는 발걸음

어느새 신발도 젖어버리고
어느새 마음도 눈물에 젖어버렸다

..

한 사람이 비를 좋아했다
 
사방이 꽉 막힌 공간에서
컴퓨터 모니터 안만 가득했던 마음

어디선가 빗방울이 지붕에,
땅에 부딪히는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마음에서는 그제야 잠시 한 숨을 돌린다
간헐적으로 들려오던 빗방울 소리가
시원한 빗줄기로 변하면
마음도 그렇게 시원한 비가 내린다.

.

한 사람이 비를 좋아했다.

어릴 적 시골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비를 피하느라 어쩔 줄 몰라할 때
저 멀리서 우산을 갖고 와 주신 
할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나기에

한 사람이 비를 싫어했다.

이제 그 할아버지의 모습
다시는 볼 수 없기에....

다만 마음 속에 남아있기에.

비는 그렇게 마음을 차지해버린다


# 문득 비에 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위 시는 3명에게서 비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던 것을 떠올리며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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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루.. 하루가 어떻게 지나는 지 모르겠다.

하루.. 하루.. 하루.. 반복되는 시간

밤 10시가 넘어간 시간.

하루의 마지막 시간의 사진 장을 보면서 다시 새롭게 해야 함을 보게 된다.


메밀차라고 한다.  조그만 유리 주전자를 데우는 작은 촛불.. 

끓이는 용도라기보다는 따뜻함을 유지시켜준다고 한다.

그리고 처음 마실 때보다 다시 한번 따뜻한 물을 부어 두번째 우려낸 메밀차가 더 향이 좋다고 한다.

잠깐 동안의 그윽한 시간을 가진 것이 좋다.

내일 부터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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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에세이

예전에 녹음해 놓았던 음악을 플레이시켰습니다. 아이폰을 구입한 이후, 음악 플레이어로 아이튠즈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음악이 한곡 끝나고.. 몇 곡이 지난 다음,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를 스피커에서 울려나옵니다.

아버지의 음성이었습니다.

설날에 아버지께서 기록한 자서전을 함께 읽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예전에 시골로 가기 전에 틈틈히 노트에 기록하셨던 자서전을 새 노트에 옮겨적으셨습니다.

노트를 펴고 나서.. 새벽 2시 가까이 공책에 쓴 글을 읽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설명을 곁들이셨습니다.

첫장 부터 읽기 시작하신 것이 10쪽을 넘어가고 있었다.



그 때 아이폰으로 녹음을 해 두었었는데 그 화일이 남아있었습니다. 

1950년대, 60년대의 가족의 이야기..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밤이 깊도록 이어진 아버지의  이야기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자서전이 저에게는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첫번째로는 아버지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로써 자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이해시키기는 어렵습니다. 아버지께서 직접 경험하신 삶에 대해서 자녀가 아무리 잘 이해한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아버지 자신의 자서전은 아버지를 가장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기록입니다.

두번째로는 아버지의 기쁨을 위해서입니다.
블로그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아버지 또한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가 들어주기를 원하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밤 9시가 넘은 시점에서 시작된 아버지의 자서전 낭독은 새벽 2시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즐거워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버지의 기쁨뿐 아니라 저의 기쁨이기도 합니다.  


세번째로 아버지 다음 세대의 가족에게 있어 굉장히 소중한 것입니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당장은 모르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어려운 상황들이 찾아왔을 때 한번 찾아가서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아버지의 필체, 그리고 음성 하나하나가 자녀들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가치가 있습니다.


짧지만 틈틈히 자신의 기록을 남겨놓은 아버지의 자서전. 노트에 한자 한자 기록하신 것을 읽으신 아버지. 그 기록에서 또 다른 영감을 얻게 되고, 아버지의 내면의 세계를 살펴보게 됩니다.

한 사람의 기록은 단 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누군가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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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대한 소소한 생각..

SKETCH/일상,단상 2010.03.06 18:26 Posted by sketch

3월 첫번째 일요일에 조그만 모임의 사회를 맡게 되어서 몇 가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생각 든 것 중의 하나..


3월에 오는 것..

흔히 듣는 노래에서처럼.. 봄처녀가 오신단다.  그런데 올해의 봄처녀는 비와 추위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봄이라서 따뜻한 줄 알고 얇게 옷을 입고 과외를 다녀오던 한 후배는 하루 종일 콧물을 훌쩍이는 모습이다. 매해마다 꽃샘 추위가 있긴 한데..이번은 추위가 조금 오래가는 것 같다.

봄이 오면 산과 들에 진달래가 핀다고 한다.. 예전에는 산 근처의 마을에서 살아서 그런 모습을 많이 보았든데, 요즘 사는 동네에서는 진달래를 구경하기가 어렵다. 어쩌면 삶의 루트가 좁아서 그런 줄도 모르겠다. 날 따뜻하고 좋으면 산 한번 가야지..

봄이 되면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고 하는데.. 강남이 어딘지 찾아보니.. 어떤 글에서 강남이 말레이시아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에 있으면 살기 어려울 정도로 더워서 한국으로 오는걸까? 철새의 이동 시스템에 괜한 관심이 간다..

말레이시아 근처에서 지인이 돌아왔다. 따뜻한 나라에 있다보니 3월의 조금 쌀쌀한 날씨가 그 분들에게는 굉장히 추운 겨울 날씨와 같다고 한다. 10여일 가량 머물다 다시 돌아가실 텐데.. 돌아가실 때는 봄의 따뜻한 날씨와는 달리 마음에는 아쉬움의 서늘한 바람이 불지 않을까 싶다.

어쨋든 봄이다. 모임 땜시 마음에 있는 작은 부담감이 있지만.. 봄이다..

근데...요즘 봄은 오래 머물지 않고 금새 지나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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