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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TCH/일상,단상

식수대에서 만난 친구..

by sketch 2008.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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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떠온 물.

















오늘 저녁시간에는 근처 아파트 식수대에 물을 뜨러 갔습니다. 일이 끝난 후라 등에 요란한 그림이 그려져있는 티셔츠 한장에 편한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이었습니다.
같이 가는 형이 물병 많이 갖고 가서 뜨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한 20병 정도였습니다. 너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돌아오는 길에 고생할 것 같아서 10병만 떠오자고 우겼습니다. 형은 중간에 야채가게,정육점에 가게 되었고 저는 은행 볼 일을 보고 난 후 식수대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PET병 뚜껑을 열고 병을 헹구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중간에 초등학교 아이들이 물을 먹으러 오곤 해서 잠시 자리를 비켜주고 하면서 물을 한병한병 담았습니다.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등을 쳤습니다. 돌아보니 친구였습니다.

"야~~너 여기서 뭐해?"

"물 뜨러 왔지."

너무나 당연한 질문에 뻔한 답을 일단 날렸습니다.
 
그 친구는 그 아파트에 살고 있는 친구였습니다. 벌써 결혼한 친구죠.

그런데 그 친구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내와 자녀들까지 있는 것이었습니다.

친구의 아내를 처음 보았습니다.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응, 낮이 익네요. 자주 봤던 것 같은데요."

" 저는 처음 뵙는데요. 고등학교 클렵에서 봤나요?"

친구가 다음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 같은 동네 사니까 지나다니면서 봤나 보다."

"아하~"

순간 앞으로 이 아파트 앞을 지나다닐 때 좀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압박감이 몰려왔습니다. 너무나 편한 차림으로 만나서 그랬다는 생각이 듭니다.  괜한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신경이 쓰일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조금 진행되다가 형이 먼저 자리를 떠났습니다. 친구와도 더이상 길게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솔로인 저와 자녀가 둘이나 있는 친구,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고 졸업후 근 10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가 같은 동네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1학년 때 옆자리에 앉는 경우가 많았는데 주로 제가 타박(?)을 많이 주었던 친구였습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울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학원 운영하면서 책임감 있게 이끌어 가는 모습에 격려가 되었습니다.

**마지막 든 생각.
물 뜨러 갈 때는 역시 물병을 많이 가져가는 것 보다는 조금씩 가져가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좀더 자주 식수대에 갈 수 있으니까요. 누가 알겠습니까? 오늘 같이 식수대에 뜻밖의 만남이 있을지.
관계의 톱니바퀴는 참 기가 막히게 맞아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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